동역자이야기

연약하고 부족해도 내 모습 이대로 사용하시는 하나님 / 김효정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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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교회
댓글 1건 조회 70회 작성일 25-04-0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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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악기도 다룰 줄 몰랐던 저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받고 그 은혜를 찬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막연하게 찬송가를 악기로 연주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꿈을 언제부터인가 하나님께서 제 마음속에 심어주셨습니다.

그 악기가 크로마하프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남편의 첫 담임 목회지였던 춘천에서 처음으로 크로마하프라는 악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피크라는 도구를 손가락 세 개에 끼워 줄을 튕기거나 오르내리며 연주할 때 흐르는 선율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드라마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신 한 50대 후반의 권사님께서 하프 연주를 통해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셨다며, 매주일 말씀 선포 전에 특송을 하셨는데, 그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쯤 사역을 했을 무렵, 권사님께서 저에게 “사모님, 하프를 가르쳐 드릴 테니 배워보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매주 권사님께 하프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음이 제대로 나지 않는 초보였지만, 권사님은 매주 격려하시며 특송 자리에도 세우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만남이요,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습니다. 특송을 해야 했기에 일주일 동안 수십 번을 연습했습니다. 아마도 권사님께서는 특송 자리에 서야 더욱 열심히 연습할 것임을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연습을 해도 음이 제대로 나지 않았고, 제 귀로 듣기에도 무슨 찬양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과연 권사님처럼 연주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습니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사택이 외딴 곳에 자리 잡고 있어 한밤중에도 하프를 붙들고 씨름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시간마저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깊은 곳에서 기쁨이 흘러넘쳤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시끄러운 소음에도 인내심을 잃지 않고 지켜봐 준 남편에게도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권사님께서 지도자 과정을 밟아보라고 권하셨습니다. 몇 개월 동안 춘천에서 서울까지 왕복 세 시간이 넘는 거리를 매주 토요일 하프를 어깨에 메고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며 서울의 큰 교회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필기와 실기 시험을 치르며 그 모든 과정을 이수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시작한 하프 연주가 한 명, 두 명 늘어나면서 8명의 하프팀이 결성되었습니다. 권사님께서는 저에게 하프팀을 지도하라고 맡기셨습니다. 그중에는 70세와 80세가 넘으신 두 분의 권사님도 계셨습니다.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배우는 속도가 더디셨고, 새벽예배 후 따로 지도하는 임무도 맡게 되었습니다. 1년이 넘도록 새벽예배, 수요예배, 주일예배 후에도 두 분의 권사님은 열심히 배우셨고, 비록 서투르셨지만 교회 행사 때 특송을 통해 많은 성도님들께 감동과 은혜를 끼치셨습니다. 그렇게 하프팀은 하나 되어 예배 특송과 요양원 사역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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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지도해 주시던 권사님께서 속해 계신 전국 하프 단원들이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며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뒤, 하나님께서는 저 역시 미국 카네기홀에 갈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조성해 주셨습니다. 실력도 감히 그 단원들과 비교할 수 없고, 재정적인 여건도 없었지만, 단지 지도자 과정을 이수했다는 이유 하나로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하프를 통해 제 인생에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시간들, 하프를 배우고 연습하게 하시고, 지도자 과정을 훈련받게 하시고, 부족하지만 순종하며 연세 드신 권사님을 지도했던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아, 하나님께서 다 보고 계셨구나!” 가슴이 뜨거워지고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10개월 동안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단체 연습을 했고, 14일간의 여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땅을 밟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미국에 도착해 예배를 드리고, 4일 동안 매일 몇 시간씩 연습한 후, 1891년 4월에 완성된 뉴욕 미드타운 맨해튼의 음악 공연장,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부족한 사람도, 부족한 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덤으로 뉴욕, 보스턴, 맨해튼, 캐나다 토론토, 몬트리올, 퀘벡을 여행하는 큰 선물도 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나이아가라 폭포의 웅장한 장관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을 허락하신 하나님! 하나님의 계획은 제 작은 생각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체코로 선교를 떠났다가 다시 강진강남교회로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강진에 온 지 한 달 만인 2021년 송구영신예배에서 홀로 크로마하프로 특송을 올려드렸습니다. 그리고 하프와 가장 잘 어울리는 만돌린을 연주하는 권사님을 보내주셔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6명의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뜻을 가진 아이노스 크로마하프팀이 탄생했습니다. 2025년에는 새롭게 두 분이 매주 수요일 예배 전 연습을 시작하며 하프팀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반응하며 함께하는 아이노스 크로마하프팀을 축복합니다. 저마다 연약하고 부족한 모습이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순종하며 나아가는 하프팀을 하나님께서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며 하나님의 역사의 현장에 사용하실 것을 확신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할렐루야!


댓글목록

life님의 댓글

life 작성일

사모님, 은헤로운 글 감사합니다.
역시 우리 하나님께선 찬양을 가장 기뻐하심을 간증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네요.
작은 능력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바로 우리 강남교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매주 드리는 예배중 찬양!
우리 동역자님들 모두 주님께 정성을 다하는 예물로 드렸으면 해요.
그때 우리는 분명 두 눈으로 목도하리라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이루시는 부흥의 역사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