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이야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매형에게 / 이정호 권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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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원
댓글 0건 조회 70회 작성일 25-03-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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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색하네요. 편지를 쓰는 나도 어색하지만, 이 편지를 받을 매형의 모습을 상상하니 ‘미친놈’이라는 말이 매형 입에서 나올 것을 알기에…. 하지만 용기를 내어 내 마음을 전하렵니다.

교회에서 우리가족초청주일을 맞아 사랑하는 가족에게 편지쓰기를 하기로 했어요,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말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편지를? 내가 사랑하는 가족? 음… 매형? 설마 진짜 매형?’ 참 웃기지요? 할머니도 엄마도 누나도 아닌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한 사람이 매형이라니….

며칠을 ‘내가 잘못 생각한 거야’라고 고개를 젓기도 했지만, 고민하는 며칠의 시간에 온전히 매형만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바뀌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우리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청바지를 접어서 입고 비싼 브랜드 옷임에도 시장에서 사 입은 듯한 스타일에 그냥 허허 웃음만 나왔네요. 술 마시며 짓궂은 장난으로 불러도 한 걸음에 달려왔던 나의 매형, 신혼임에도 사귀던 여자와 헤어져 슬프다고 신혼집에 쳐들어간 나와 100일 동안을 매일 함께 술친구를 해주며 위로해주던, 그때는 그냥 술친구였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무슨 짓을 할까봐서 나를 지켜주는 매형의 마음이었음을 너무 늦게 알게 된 처남이 나라는 것이 창피했습니다.

며칠을 꼬박 새며 이야기를 해도 부족할 사고뭉치였던 나의 무용담에 언제나 든든한 보호자로 곁을 지켜주는 매형의 마음을, 매형이 보여주었던 사랑은 나열하기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매형을 보는 것이 부끄럽거나 어색하지 않음은 매형이 나를 그만큼 잘 품어주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너무나도 고맙고 사랑하기에 나는 나의 매형을 위해 다짐을 하나 해볼까 합니다. 지난 성탄절 축제에서 매형이 하나님을 믿으면 좋겠다고 깜짝 고백을 했었지만, 솔직히 기도는 하지 못했어요. 만날 때마다 나랑 교회가자고 말만 하면서 눈치만 봤지만, 이제는 대놓고 말고 대놓고 기도하렵니다.

우리 매형, 하나님의 품으로 하나님을 믿는 마음을 주시라고, 밥 먹으면서, 걸으면서, 하루를 보내면서 심지어 화장실에서 까지도 기도할래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버티시고 하나님 한 번 만나보시길 부탁해요!! 

매형만 남았습니다. 다영이도 정민이도 모두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것 느껴지지요? 멀리서 찾지 말고 매형의 하나뿐인 처남이, 매형이 알던 그 처남이 이렇게 지낸다는 것이 말 안 되는 일이잖아요!!! ㅎㅎㅎ

하지만 나는 확신합니다. 매형 눈에 교회에 미친놈, 하나님에게 미친놈으로 내가 보이겠지만 정말 잘못된 길에 빠진 미친놈으로 보인다면, 지금처럼 나를 놔두지 않을 우리 매형이라는 것을요!! 매형도 마음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단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합니다.

하지만 매형!! 우리 매형이 너무도 좋은 하나님을 만나는 때가 할머니 살아계실 때면 좋겠습니다. 매형 누나, 희수, 나, 다영이 정민이, 민영이가 함께 한 자리에서 예배하는 모습을 할머니께 보여드리면, 그것이 할머니께 드리는 가장 큰 선물이기에, 마음의 문을 조금만 열어주면, 내가 만난 나의 하나님이 매형의 하나님이 되실 줄을 나는 소망하고 믿습니다.

나에게는 아버지고, 형이고, 아무튼 어른인 나의 사랑하는 하나뿐인 매형!!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내게서 가장 소중한 하나님을 매형에게 소개합니다. 용기를 낸 나의 정성과 우리 희수, 정민이, 민영이를 비롯한 모든 식구들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기를 바래보면서 매형에게 다가가고픈 하나님을 위해 마음을 문을 조금만 열어주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추신, 소원을 들어줄 때까지 교회주보와 편지를 보낼 것입니다. 부탁이 협박으로 변하기 전에 결단하기를 바라면서…. 

2024. 5. 13. 

양필선을 사랑하는 유일한 남자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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