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이야기

우리집 식구를 소개합니다 / 김옥주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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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원
댓글 0건 조회 97회 작성일 25-03-0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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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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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갑자기 목사님께로부터 ‘동역자이야기’에 올릴 원고를 부탁받아 한 참을 고민하다 ‘네~’하고 대답은 하였으나 막상 뭘 써야할지 아무생각이 안 났다. 그리고 긴 고민 끝에 동역자님들께 우리 집 식구들을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우리말에 가정의 구성원을 의미하는 단어들로는 가족과 식구가 있다. 가족이란,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을 의미한다. 반면에 식구(食口)란, 먹을 식(食)자에 입 구(口)자를 써서 한 집에서 함께 밥을 먹는 이들을 통칭한다. 이런 의미로 볼 때 우리 집은 식구는 참으로 많다. 정말 많다. 무려 71명이나 된다.

우리 가정의 구성원들을 소개하자면, 먼저 나의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그리고 귀촌하며 서울에 홀로 남겨두고 와 늘 마음이 쓰이는 까칠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런 내 딸이 있다. 그리고 애완견 ‘이트’와 늘 나를 껌 딱지처럼 따르며 쓰다듬어 달라 애교 부리는 고양이 ‘카뮈’와 그의 어미 ‘커피’, 그의 형 ‘똘똘이’가 있고, 서울에는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모모’, ‘치치’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 유산양 ‘햇살이’, ‘행운이’, ‘강건이’, 그의 자녀들인 ‘초목이’, ‘구름이’, ‘여울이’ 등이 있으며 여기에 더해 11마리의 꼬꼬닭과 서울에서 귀촌할 때 데리고 온 왕관앵무새 ‘예쁜이’를 포함한 45마리의 앵무새가 있다. 이들 모두는 지금 우리 집에서 모두가 한솥밥을 먹는 말 그대로 나의 식구들이다. 그래서 나의 일상은 매일 매일이 바쁘다. 어찌 바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 식구가 71명이나 되는 대식구인데...!!

보통 나는 새벽기도회를 참석하지 않는 요일에는 아침 7시경에 기상한다. 기상 후 40~50분의 아침 묵상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으로 이들 식구들의 먹거리를 챙겨 줘야 한다. 먼저 고양이와 애완견의 밥을 준다. 그 후 유산양을 먹일 신선한 꼴을 뜯기 위해 낫과 리어카를 챙겨 가까운 뒷산에 오른다. 거기에는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찔레순 부터 해서 사철나무, 청미래라고도 하는 맹감나무잎, 아카시아잎, 칡넝쿨, 모싯잎 등 각종 신선 채소들이 널려있다. 나는 이것들을 채취해서 사육장에 넣어 준다. 그 후 꼬꼬닭들에게는 전용 사료와 물통의 물을 갈아 준다. 

내가 여기까지 일을 마치면 시간이 대략 9시에서 9시 30분 쯤 된다. 그러면 이제 나는 귀여운 앵무새들의 밥과 물을 갈아 줘야 한다. 이를 위해 내가 게이지 안으로 들어갈 때면 벌써 이들은 나에게 밥 달라라며 난리들이다. 특히 사람 손을 많이 타며 자랐던 암컷 왕관앵무새 ‘가쁜이’는 벌써 나의 어깨에 올라와 재롱을 부린다. 이 녀석이 우리집 식구를 이렇게 늘려 나를 힘들게 한 범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나의 아침의 이 모든 일을 마치는 시간은 대략 10시 30분쯤이다. 그러면 나는 나의 늦은 아침식사를 아내와 같이 한다. 그리고 잠시 내 볼일을 보고 나면 벌써 점심시간이다. 그럼 유산양 아이들의 점심시간이다. 또 꼴을 먹여야 한다. 이렇게 하루에 세 번, 아침, 점심, 저녁을 시간대 별로 꼬박꼬박 신선한 꼴로 이들을 먹여야 하니 이 일이 보통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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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통 이런 애기를 주변인들에게 들려주면 “힘들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내도 최근 부쩍 나에게 “제발 힘드니 이제 유산양은 정리합시다.”며 핀잔을 던진다. 고민이다. 그런데 지금껏 나는 이 일에 대해 힘들다는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우리 가정은 3년 전 힘든 서울살이를 접고 자연환경이 좋은 이곳 강진으로 2021년 귀촌하였다. 그때 우리 식구는 나, 아내, 딸, 그리고 앵무새 3마리가 다였다. 그런데 어느덧 이렇게 71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되었다. 맨땅이었던 곳엔 어린 묘목들이 자라 맛있는 과일과 그늘을 우리에게 선물하며, 또 계절의 변화를 따라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우리의 눈을 호강시켜 준다. 되돌아보니 참으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내 입에선 저절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란 찬양이 흘러나온다.

그렇다! 내게 71명의 대식구가 있듯이 나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나와 우리 식구들을 부양하고 계신다. 아니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온 인류, 온 우주의 생명체들을 책임지고 부양하고 계신다. 한순간도 쉬지 않으시며 이들 모두에게 필요한 양식들을 먹이시고 입히시고 지켜 보호하시고 계신다. 졸지지 않으시며 주무시지도 않으신다. 지금 나는 이 좋으신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고 있는 행복한 자이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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