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이야기

중직자수련회를 다녀와서 / 안병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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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원
댓글 0건 조회 87회 작성일 25-03-2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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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직자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먼 거리를 다녀와야 하는 여정 속에서 장로님과 권사님들의 건강이 염려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역사가 있는 현장에 함께 서보고 그 주인공으로서의 소망을 품는다면, 육체적 고생은 감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선교의 현장을 탐방하는 일이었습니다.

동강의 근원을 거슬러 한참을 차로 달린 후에야 비로소 목적지인 동강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의 역사의 주인공으로 쓰임받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뜻이 있는 곳으로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가나안과 애굽의 경계인 브엘세바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진정한 변화를 위해 더 나아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사역자의 길에서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성도는 성도일 뿐, 성도들과 함께 목회를 하고 교회를 세워가려는 생각은 어리석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조언에 의문을 가집니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는 목사 중심의 목회를 통해 공동체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성도와 함께 교회를 세워가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기를 바라며 평신도 사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성도들을 동역자라 부릅니다. 모두가 하나님 앞에 성도입니다. 목사로서 회중을 성도라 부르는 것은 내 스스로 성도와 목회자를 구분 짓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들은 교회의 기둥이며, 교회는 성도들의 신앙과 헌신으로 세워집니다. 목회자는 그들의 영적 안내자이지만, 교회의 주인은 성도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성도가 그분의 사역에 동참하도록 부르셨습니다. 성도들이 교회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각자의 은사와 재능을 발휘하여 교회를 세워갈 때 우리는 진정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특정한 개인이나 직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모든 성도들의 헌신과 기도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동강교회를 방문하면서 하나님의 역사가 어떻게 성도들의 헌신을 통해 이루어졌는지를 보았습니다. 30년째 깊은 산속, 민가조차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회를 세워 오신 목사님과 오지의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했던 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결코 넉넉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산속에서 존재감조차 없었던 교회가 성장하고 그 복음의 영향력을 드러내기까지 30년이 걸렸습니다. 그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기꺼이 헌신을 자처했던 수많은 성도들이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고, 오지 교회를 세워가는 일에 기꺼이 참여했습니다. 그들의 헌신은 우리의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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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골에서의 30년은 외롭고 쓸쓸한 길이며, 모진 고생과 슬픔을 자처한 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3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 가까이서 보기까지 6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30년을 헌신해온 목회자가 있고, 30년을 함께해 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6시간동안만 그 고난에 동참해 본 것입니다. 그 시간 동안 우리의 모습은 기도자여야 했고 헌신자여야 했습니다. 중직자수련회의 가장 큰 유익은 연약한 내 모습, 연약한 우리의 모습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주께 겸손히 엎드린다면 우리는 이곳 강진에서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누군가 동강교회를 세우기 위해 수년 동안 몇 시간씩 걸어 다니며 복음의 길을 만들었듯이, 우리는 수많은 교회 중 하나인 강남교회에서 종교적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 강남교회라는 새로운 길이 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이 길은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우리의 자녀와 다음 세대를 위한 길입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성도가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단지 목회자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성도가 함께 짊어져야 할 사명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그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통해 일하시기를 원하십니다.

교회는 목회자와 성도가 함께 세워가는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짐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우리가 함께 할 때 그 길은 축복의 길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헌신을 통해 이루실 놀라운 역사를 기대하며, 우리는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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