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이야기

내 인생 최고의 교회를 만난 지 1년 / 이정호 권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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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원
댓글 0건 조회 83회 작성일 25-03-2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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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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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교회를 만난 지 일 년이 되었습니다. "삼촌, 밥 안 먹고 가요?"라고 한 희수의 말에 얼떨결에 오후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그렇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다 보니 내 인생 최고의 교회에서 최고의 장로님을 만났습니다. 우리 최고의 장로님을 소개하고 싶어서 동역자 이야기 코너에 용기 내어 글을 써봅니다.

저는 할아버지의 껌딱지였습니다. 울다가도 "할아버지 온다"라고 하면 울음을 멈췄고, 세상에서 할아버지 품이 가장 좋았습니다. 누군가 "냄새 나는 할아버지가 뭐가 좋냐"고 물어보면, 저는 세상 그 어떤 꽃 향기보다도 더 향기롭다고, 심지어 할아버지의 방귀 냄새마저도 좋다고 할아버지 품으로 파고들었습니다. 버릇없이 굴면 저희 할아버지는 저를 인정사정없이 매로 다스리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할아버지 품에서 잠들곤 했습니다. 할아버지와 노는 것이 좋았고, 그냥 할아버지만 있으면 다 좋았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할아버지를 "할라부지, 할라부지"라고 부르다가 급하면 "하부지, 하부지"라고 했다고 합니다. 커서도 저는 할아버지를 "하부지"라고 불렀습니다.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될 수 없기에 "하부지, 하부지"라고요. 그런 하부지가 돌아가셨습니다. 하부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저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등을 돌리고 제 멋대로 살았습니다. 매년 하부지 돌아가신 날과 하부지 생신날이 다가오면 통곡하며 20년 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게는 시간이 2000년 하부지가 돌아가신 날에 멈춰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저는 어른 남자들이 싫었습니다. 멋진 할아버지들을 보면 내 하부지가 생각났고, 지팡이 짚는 할아버지들을 봐도 내 하부지가 생각나서 일부러 더 못되게 굴고 따뜻한 곁을 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꾸 눈이 가는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가슴에 성경책을 꼭 안고 사뿐사뿐히 걷는,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분. 말씀보다는 손을 먼저 내밀어 잡아주시고, 미소를 보여주시는 분, 권사님의 가방을 들어주며 뒤따르는 호위무사, 로맨티스트, 바로 이선묵 장로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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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를 빌어 죄송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장로님을 보고 아버지가 생각나야 할 텐데, 할아버지를 떠올려서 죄송합니다. 장로님을 뵈면서 항상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장로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나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로서 장로님의 모습처럼 늙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의 롤 모델이 생겼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 아이들이 달려가서 안기는 모습을 보고 저도 용기 내서 장로님을 안았습니다. 어찌나 따뜻하던지요. 따뜻한 장로님의 품에 안기면 한 주간의 힘든 일도 사라지고, 또 한 주를 살아낼 힘이 생깁니다. 제가 남자 성도라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우리 장로님의 품을 매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나의 살아계신 하나님은 나를 많이 사랑하시나 봅니다. 장로님을 통해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시고, 할아버지와의 이별로 슬퍼만 했던 지난 20년 넘는 시간을 이제는 할아버지와의 행복한 추억으로 떠올리게 해주셨습니다. 아마도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우리 장로님처럼 하나님을 가장 많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고, 모습이며, 또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는 사람의 모습이었을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한 주간 장로님의 따뜻한 품에 안기지 못했습니다. 속상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저보다도 더 속상하고 걱정하시는 분이 장로님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로님께 걱정을 끼쳤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이 마음은 우리가 하나님의 품 안에서 함께하는 동역자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교회에서 최고의 장로님과 최고의 동역자분들을 만나 최고의 시간을 보내는 지금이 제 인생의 전성기라고 느끼며 행복합니다. 그리고 장로님,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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