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나 다니엘이 이 환상을 보고 그 뜻을 알고자 할 때에 사람 모양 같은 것이 내 앞에 섰고
16 내가 들은즉 을래 강 두 언덕 사이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있어 외쳐 이르되 가브리엘아 이 환상을 이 사람에게 깨닫게 하라 하더니
17 그가 내가 선 곳으로 나왔는데 그가 나올 때에 내가 두려워서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매 그가 내게 이르되 인자야 깨달아 알라 이 환상은 정한 때 끝에 관한 것이니라
18 그가 내게 말할 때에 내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어 깊이 잠들매 그가 나를 어루만져서 일으켜 세우며
19 이르되 진노하시는 때가 마친 후에 될 일을 내가 네게 알게 하리니 이 환상은 정한 때 끝에 관한 것임이라
20 네가 본 바 두 뿔 가진 숫양은 곧 메대와 바사 왕들이요
21 털이 많은 숫염소는 곧 헬라 왕이요 그의 두 눈 사이에 있는 큰 뿔은 곧 그 첫째 왕이요
22 이 뿔이 꺾이고 그 대신에 네 뿔이 났은즉 그 나라 가운데에서 네 나라가 일어나되 그의 권세만 못하리라
23 이 네 나라 마지막 때에 반역자들이 가득할 즈음에 한 왕이 일어나리니 그 얼굴은 뻔뻔하며 속임수에 능하며
24 그 권세가 강할 것이나 자기의 힘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며 그가 장차 놀랍게 파괴 행위를 하고 자의로 행하여 형통하며 강한 자들과 거룩한 백성을 멸하리라
25 그가 꾀를 베풀어 제 손으로 속임수를 행하고 마음에 스스로 큰 체하며 또 평화로운 때에 많은 무리를 멸하며 또 스스로 서서 만왕의 왕을 대적할 것이나 그가 사람의 손으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깨지리라
26 이미 말한 바 주야에 대한 환상은 확실하니 너는 그 환상을 간직하라 이는 여러 날 후의 일임이라 하더라
27 이에 나 다니엘이 지쳐서 여러 날 앓다가 일어나서 왕의 일을 보았느니라 내가 그 환상으로 말미암아 놀랐고 그 뜻을 깨닫는 사람도 없었느니라
■ 어루만져서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
살아가면서 우리는 종종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은 시기를 경험합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한 채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우리의 삶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갇힌 듯한 순간,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해 방황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환상을 통해 장차 이루어질 일을 보여주셨고, 그 뜻을 깨닫도록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에게 반드시 나아갈 길을 깨닫게 하시고, 그들을 위로하시며 다시 일으켜 세우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이 환상의 뜻을 알고자 할 때에 천사 가브리엘을 보내셔서 그 뜻을 알려 주십니다. 가브리엘은 성경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하나님의 특별한 메신저로, 하나님의 중요한 계시를 전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다니엘에게 보내진 가브리엘은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돕고 두려움 가운데 있는 다니엘을 위로하는 사명을 감당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자신의 백성들에게 분명한 뜻을 계시하시며, 필요할 때에는 천사를 보내어 그의 뜻을 올바르게 깨닫도록 하십니다.
가브리엘은 다니엘에게 다가와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를 어루만지며 일으켜 세우고, 하나님의 계획을 알게 합니다(15-17). 환상을 마주한 다니엘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하나님의 계획 앞에서 깊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친히 그의 두려움을 거두어 주십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두려움과 혼란이 엄습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우리를 붙드시며 하나님의 뜻을 깨닫도록 하십니다. 고난과 시련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어떻게 성취될지 알지 못해 두려울 때,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에게 나아갈 길을 깨닫게 하시고 위로하시며 일으켜 세우시는 분이십니다.
헬라제국을 무너뜨린 수리아의 안티오쿠스는 적그리스도의 전형으로, 예루살렘을 점령하여 하나님을 대적하며 백성들에게 우상숭배를 강요하고 죽이는 악행을 저질렀습니다(8:9-12). 그는 성전에서 부정한 동물인 돼지를 잡아 희생제물로 드렸으며, 할례를 금지하고, 온갖 음란과 신성 모독 행위를 명령하였습니다. 또한, 이교도의 관습을 따라 우상을 숭배하도록 강요하였고, 율법을 저버리게 하며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를 사형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강력한 힘과 권세를 가진 점령자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피할 길도 없으며, 도울 자도 없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 고통과 시련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암울한 현실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며 신실한 믿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백성을 하나님께서는 어루만지시고 일으켜 세우시며, 그분의 뜻을 깨닫게 하셔서 환란과 핍박을 견딜 수 있도록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세상의 끝 날에 이루어질 일을 알려 주셨습니다(17). 하나님의 백성들이 당한 시련과 고통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영원한 승리의 찬송으로 끝날 것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비록 유다 백성들의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진노하셔서 바벨론에서 70년 동안 종살이를 하며 고통 가운데 있게 하셨지만, 그러한 하나님의 진노는 멸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백성들 가운데 가득한 죄악을 씻어내어 승리자로 서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19). 바벨론에서의 포로생활은 자유를 박탈당하고 돌아갈 기약이 없는 슬픔의 시간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환상을 통해 그 때가 끝나는 날을 알게 하심으로 새로운 소망을 품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망은 모든 것을 견디며 이길 수 있는 능력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다니엘에게 환상과 꿈을 통해 장차 일어날 일을 알게 하신 것은 그러한 소망을 잃지 말고 하나님의 때까지 끝까지 견디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극심한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신 소망을 품은 백성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어루만져 주십니다. 깊이 잠들었던 다니엘을 깨우며 어루만지시고 일으켜 세우셨던 하나님께서, 낙심과 절망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슬픔에 잠겨 있는 우리에게도 먼저 찾아오시고 위로와 소망을 주셔서 결국 승리자로 세우실 것입니다.
메대와 바사처럼 강력한 나라도 또 다른 헬라제국에게 멸망을 당하고, 또 그 헬라제국이 수리아 왕 안티오쿠스에 의해 사라졌듯이, 스스로 강대해 보였던 세상 나라들의 비참한 결과를 다니엘에게 다시 한 번 깨닫게 하십니다(20-25). 사탄은 세상을 자신의 왕국 삼아 거짓과 술수로 서로 속이게 하고 파괴하게 하며, 스스로 하나님보다 크다고 여기며 많은 사람들을 핍박하고 생명을 빼앗아 갈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그러한 모든 악의 세력은 사람의 손이 아닌 하나님의 주권에 따라 깨지게 될 것입니다(25).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모든 환상이 확실하니 “너는 그 환상을 간직하라”고 말씀하십니다(26). 그것은 한낱 꿈과 같이 허망한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상으로 이루어질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은 천사로부터 이스라엘의 혹독한 고난을 예고하는 말씀을 들으면서 지쳐서 여러 날을 앓을 만큼 탈진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27).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반드시 이루어질 실상으로 깊이 간직해야 합니다. 다니엘에게 주신 환상에 대해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그 환상에 대하여 놀라고 그 뜻을 깨닫는 사람도 없었습니다(27).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읽고 또 하나님의 말씀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실상으로 이루어질 것을 생각하며 놀라거나, 세상과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환상을 간직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다니엘에게 “그 환상을 간직하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간직하며, 확실한 약속을 붙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버리지 않으시며, 절망 가운데서도 반드시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분이십니다. 세상의 강한 나라들도 하나님의 뜻 앞에서는 한낱 지나가는 바람과 같으며, 오직 하나님의 계획만이 영원히 서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믿음을 끝까지 지킬 때, 하나님의 약속은 실상이 되어 우리 앞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소망을 붙잡고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간직하는 자는 반드시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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