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한 손이 있어 나를 어루만지기로 내가 떨었더니 그가 내 무릎과 손바닥이 땅에 닿게 일으키고
11 내게 이르되 큰 은총을 받은 사람 다니엘아 내가 네게 이르는 말을 깨닫고 일어서라 내가 네게 보내심을 받았느니라 하더라 그가 내게 이 말을 한 후에 내가 떨며 일어서니
12 그가 내게 이르되 다니엘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깨달으려 하여 네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겸비하게 하기로 결심하던 첫날부터 네 말이 응답 받았으므로 내가 네 말로 말미암아 왔느니라
13 그런데 바사 왕국의 군주가 이십일 일 동안 나를 막았으므로 내가 거기 바사 왕국의 왕들과 함께 머물러 있더니 가장 높은 군주 중 하나인 미가엘이 와서 나를 도와 주므로
14 이제 내가 마지막 날에 네 백성이 당할 일을 네게 깨닫게 하러 왔노라 이는 이 환상이 오랜 후의 일임이라 하더라
15 그가 이런 말로 내게 이를 때에 내가 곧 얼굴을 땅에 향하고 말문이 막혔더니
16 인자와 같은 이가 있어 내 입술을 만진지라 내가 곧 입을 열어 내 앞에 서 있는 자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주여 이 환상으로 말미암아 근심이 내게 더하므로 내가 힘이 없어졌나이다
17 내 몸에 힘이 없어졌고 호흡이 남지 아니하였사오니 내 주의 이 종이 어찌 능히 내 주와 더불어 말씀할 수 있으리이까 하니
18 또 사람의 모양 같은 것 하나가 나를 만지며 나를 강건하게 하여
19 이르되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평안하라 강건하라 강건하라 그가 이같이 내게 말하매 내가 곧 힘이 나서 이르되 내 주께서 나를 강건하게 하셨사오니 말씀하옵소서
20 그가 이르되 내가 어찌하여 네게 왔는지 네가 아느냐 이제 내가 돌아가서 바사 군주와 싸우려니와 내가 나간 후에는 헬라의 군주가 이를 것이라
21 오직 내가 먼저 진리의 글에 기록된 것으로 네게 보이리라 나를 도와서 그들을 대항할 자는 너희의 군주 미가엘뿐이니라
■ 은총을 받은 자여 평안하라 강건하라
삶을 살다 보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과 슬픔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 앞에서 무너지고, 때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외면하신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며, 고통 가운데 있는 자를 위로하시고 힘을 주시는 분임을 분명히 증언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에도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며, 그의 때에 응답하시는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보내셔서 쓰러져 있는 다니엘을 어루만지시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를 일으켜 세우십니다. 천사는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았다고 말하며, 다니엘을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에게 말씀을 깨닫고 일어서라고 명합니다(10-11). 현재 극심한 슬픔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쓰러져 있는 다니엘을 하나님께서는 위로하시고 힘을 주십니다.
다니엘은 자신의 의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온몸의 힘이 빠진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천사는 그를 일으켜 세우며 “네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겸비하게 하기로 결심하던 첫날부터 네 말이 응답받았다”라고 합니다(12). 여기서 “겸비하다”는 단순히 겸손하다는 의미를 넘어, 마음속 깊은 깨달음에서 나오는 결단을 뜻합니다. 즉, 다니엘이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환상을 받아들이고, 그 뜻을 따르기로 결단한 그 순간부터 하나님께서 이미 응답하셨다는 것입니다.
다니엘의 결단은 단순한 결심이 아니라 자신의 민족이 죄악으로 인해 당해야 할 환란과 고통을 슬퍼하며, 자신이 평소에 먹던 모든 음식을 끊고 금식하며 기도하기로 작정한 것입니다(3). 극심한 고통과 슬픔 가운데 앞으로 나아갈 길이 험난하고 막막하게 보일지라도, 믿음으로 이겨내기로 결단하고 기도한 순간, 하나님께서는 이미 응답해 주셨습니다.
천사는 다니엘에게 “바사 왕국의 군주가 이십일 동안 나를 막았으나 미가엘이 와서 나를 도와주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온 이유는 “네 백성이 당할 일을 깨닫게 하려 함이라”고 밝힙니다(13-14). 이것은 다니엘의 기도가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응답되었지만, 그 응답이 다니엘에게 전달되기까지 방해 세력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방해 세력은 역사적으로 바사제국의 왕들처럼 하나님을 부정하고 우상숭배를 강요하는 세상의 악한 세력을 의미할 수 있으며, 동시에 성도의 기도를 방해하는 사탄의 영적인 세력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방해 속에서도 천사장 미가엘을 보내어 다니엘이 응답을 받을 수 있도록 인도하십니다(12).
실제로 성경에서 천사장 미가엘은 사탄과 대적하여 성도들을 보호하는 사명을 맡았습니다. 느보산에서 모세의 시체를 두고 마귀가 다툼을 일으키고 변론하며 비방할 때에도, 미가엘은 “주께서 너를 꾸짖으시기를 원하노라” 하며 마귀를 물리쳤습니다(유 1:9). 이러한 모습은 영적인 전쟁이 실제로 존재하며, 하나님의 백성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께서 친히 싸우고 계심을 보여줍니다.
우리도 장차 견뎌야 할 시험과 환란을 앞두고 믿음으로 이겨내기를 결단하며 기도할 때, 하나님의 응답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응답이 우리에게 전달되기까지 사탄이 방해하여 지연될 수 있습니다. 사탄은 하나님으로부터 응답이 없을 것이라는 거짓을 우리에게 심어, 우리의 믿음을 흔들고 낙심하게 하려 합니다.
이러한 방해 속에서도 우리가 낙심하지 않고 끝까지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반드시 하나님의 응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응답은 아직 우리 손에 도달하지 않았을 뿐, 이미 주어진 응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우리에게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약 1:6). 하나님께서는 기도를 들으시며, 성도의 간구에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다니엘은 환상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얼굴을 떨구고 말문이 막힙니다(15).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의 입술을 만지게 하여 치료해 주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고통과 슬픔으로 인한 영적인 절망감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어려움도 치료하시는 분이심을 보여줍니다(18).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영과 육이 분리된 존재로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영적인 것만을 신령한 것으로 여기고, 육체적인 것을 속되게 여기는 것은 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엘리야가 영적인 침체와 낙심으로 로뎀나무 아래 쓰러져 있을 때에도, 천사를 보내어 그를 먹이고 돌보셨습니다(왕상 19:5).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영적 필요뿐만 아니라, 육체적 필요도 채워주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네가 영적으로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정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믿음의 분량 안에서 그들의 육체적인 어려움을 돕고, 그들이 영적으로도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다니엘은 힘이 없고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기진하여 있었습니다(17).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만져 주시며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평안하라 강건하라 강건하라”고 말씀하십니다(19). 하나님의 은총 안에 있는 사람은 결코 혼자 버려지지 않습니다. 어떤 시련과 어려움,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오히려 평안을 얻고 강건하게 믿음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영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문제도 해결하시며 우리를 지키시고 인도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을 돕는 자들을 우리 곁에 두셨습니다(21). 우리가 끝까지 믿음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의 때에 응답하시며, 우리를 강건하게 하실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위로와 힘을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로서 두려워하지 않고, 평안을 누리며 강건하게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또한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며 끝까지 믿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기도가 지연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이미 주어진 응답을 믿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나아가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시고, 우리의 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