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오남매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삼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고, 결혼하면 아이 셋은 낳아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6개월쯤 되었을 때, 교회에서 유아 세례식을 보고 나서 저도 예쁜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하나님께 우리 가정에 아이를 보내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기도노트를 작성했습니다. 2016년에 시작한 기도노트를 18년째 쓰고 있는데, 이 노트에는 우리 가정의 기도 제목과 오남매를 위해 기도하고 출산하며 양육했던 모든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기도노트는 저의 ‘보물 1호’입니다. 이 노트를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떠올리며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도 우리 가정에 행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다시 자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쌍둥이를 막내로 낳았기에 총 네 번의 출산을 했습니다만, 그 과정이 한 번도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많다 보니 출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짧은 지면에 모두 담기에는 부족하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첫째를 낳고 나서 뇌경색 증상이 와서 병원을 전전했었고, 둘째를 출산할 때는 응급수술 후 출혈이 심해 자궁을 들어낼 위기에 처했습니다. 셋째는 조산으로 인큐베이터에 있었으며, 출산 중에 의료사고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출산 트라우마가 생겨 쌍둥이를 낳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쌍둥이 출산으로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출산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출산도 제왕절개 중 방광에 구멍이 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대학병원에서 신속하게 대처해 주었고, 이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처럼 출산에 큰 재능이 없었던 저에게 왜 이렇게 많은 아이를 낳았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 때문입니다. 첫째와 둘째는 4살 터울입니다. 첫째를 낳고 나서 둘째를 낳아야 할지 직장을 다녀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했었어요. 한 아이의 엄마이면서도 한 여성으로서 자아실현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며 고민하는 중에,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내려놓고 둘째를 갖기로 결심했지만, 둘째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생명은 제가 계획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순모임에서도 기도 제목을 나누며 간구했어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저희 가정에 둘째를 주셨습니다. 아이의 태명은 ‘복음이’였어요. 목요 전도 모임을 다니던 중에 하나님께서 주신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출산 전까지 복음이와 함께 전도를 하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둘째를 낳고 2년 후, 셋째 하진이를 낳았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매우 힘들었지만, 보람은 컸습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다 보니 아이들을 충분히 사랑해주지 못한다는 자책도 많았어요. 하지만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저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자녀를 양육하리라 생각하며 힘든 시기를 버텼습니다. 감사하게도 오남매는 누구의 도움 없이도 하나님의 은혜로 잘 자랐습니다. 셋째를 낳은 후, 저는 ‘내 인생에서 더 이상 출산은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TV에서 우연히 11남매 가정의 이야기를 보고 그들이 다복하게 지내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그때 옆에서 자고 있던 세 아이가 너무 적게 느껴졌어요. 기도를 하면 할수록 넷째에 대한 소망은 커져만 갔고, 그때 기도노트에 적었던 태몽이 쌍둥이 태몽이라는 것을 훗날 깨닫게 되었습니다.
넷째를 위해 기도하는 중에 교구 목사님께서 성도들에게 보내주신 말씀이 제게 기도 응답이 되었습니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 127:3). 하나님께서는 놀랍게도 우리 가정에 쌍둥이를 보내주셨습니다. 벌써 막내 쌍둥이가 자라 초등학생이 되었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주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애들 키우느라 힘들겠지만 나중에 크면 좋을 거야”라는 말이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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