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이야기

부활의 은혜 안에서 / 이정현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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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원
댓글 0건 조회 64회 작성일 25-02-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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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변소도 안 갈거라고 생각했다지요? 희수랑 정민이랑 민영이는 변소가 무엇인지 알까요? 저는 하나님의 종 목사님은 항상 완전할 거라고 믿었지요. 그래서 그 분들이 어떤 행동을 하든지 완전과 완벽의 모습이라고 믿었습니다. 말을 하시면 그건 저에게 지켜야 하는 율법이었고 전하시면 어떻게든지 해내야 하는 책임이었고, 절대적 신뢰였고 무너지지 않아야 하는 단단하고 튼튼한 울타리였습니다. 저에게 목회자의 존재는 그랬습니다. 

어느 날 저의 모든 마음이 무너져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매일 울었습니다. 매일 통곡하고.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았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았고, 앞을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원망과 미움과 절망만이 전부였던 시간이었습니다. 기도가 나오지 않았고 찬양도 나오지 않았지요. 원망이 그득이었습니다. 목사님도 밉고 그걸 모르고 있었던 나도 싫었고, 함께 한 교인들도 싫었고, 뒤에서 숙덕거리는 그들이 미웠고, 그 상황에서 목사님만 원망하는 이들도 미웠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보이지 않았고, 그냥 시간이 지나서 잠잠해 지기만 기다렸지요. 저는 몰랐습니다. 그때는 그런 제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는 하나님을 찾지 않았습니다. 사실 하나님이 궁금하지도 않았던 거 같습니다. 확실히 그랬습니다. 그냥 인간적으로 조용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평안해 지기만요. 인간적인 감정이 앞서니 미웠고 싫었고 옳고 그름의 분별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하나님의 뜻…. 그런건 관심 밖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무얼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중에도 하나님은 절 몰래 지켜보시며 참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차마 혼낼 수 없으니 그냥 기다려 주셨습니다. 급히 알려주면 반항만 할 것 같으니 가만히 지켜만 봐주셨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불안하셨을까요? 저놈 저러다가 삐툴어지믄 어쩔까 하심서요.

엄마가 어느 날 뜬금없이 강남교회를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아무 감정이 없었습니다.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귀찮았지요. 그날이 2023년 4월 8일이었습니다. 알았다 했습니다. 가보겠다고요. 저에게 같이 가주마 하셨습니다. 괜찮다 했습니다. 담날이 부활절이니 그 담 주에 가보겠다 했습니다.

4월 9일 부활절 새벽예배가서 또 울고만 왔습니다. 1부 예배를 드리며 반은 울고 반은 눈물 닦고, 그냥 아무 일 없다는 듯, 예배드리고 목사님과 마지막 악수를 하고 나왔습니다. 집에 들러 잠시 앉아 있다가 강남교회를 걸어갔습니다. 날씨가 참말 좋았습니다. 

그냥 그날 다 털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획보다 한 주 앞서 걸었습니다. 그곳이 어느 곳이든 상관없었습니다. 예배를 어찌 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억나지 않습니다. 목사님의 말씀 한 마디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저 혼자 서글픈 부활절이 지나가버렸습니다. 

그날 강남교회의 기억은 목사님 목소리가 엄청크다. 사모님이 오늘 비빔밥인데 점심 드시고 가세요. 예배가 끝나자 어디로 갈 곳 없어 보이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다아 사라져 버렸다. 세 가지입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층 올라간건데... 그건 상상도 못했죠.

하나님이 저를 그냥 보내주신 겁니다. 하도 기운 없이 시간 보내니 그러지 마라고 첨부터 다시 시작해보라고 후딱 보내주신 겁니다. 엄마가 아무 관련이 없는 이 곳에 오셔서 목사님 사모님께 저를 맡기셨다고 합니다. 그냥 보내겠다고 하셨답니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저도 평상시 같으면 화부터 냈을 겁니다. 내비두라고, 시간을 주라고! 

그런데 하나님은 저를 다시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쓰임에 맞게, 하나님의 계획으로 일하셨습니다. 저를 위해서, 오로지 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 주셨습니다. 그 뒤의 시간은 저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급히 열심히 일해 주셨습니다. 그냥 감사였고, 행복이었고, 실컷 울었습니다. 더 이상 슬픔과 절망의 울음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생각에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환경이 점점 바뀌었습니다. 

주일은 쉬는 날이라 여겨 이것저것 제안하던 희수아빠가 저와 희수에게 주일은 오후 네 시까지 연락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불편해 하지 않습니다. 조금 이른 시간에 예배가 끝나면 놀라기까지 합니다. 찬양 소리에 덜 민감해하고, 목사님 묵상 말씀을 시끄럽다 여기지 않습니다. 성경 읽기를 소리에 찬양 소리에 묵상 말씀에 핸드폰 볼륨을 절대로 줄이지 않습니다. 

주일예배가 의무감이었던 제가 주일예배가 기다려집니다. 말씀이 지루했던 제가 궁금하고 재미집니다. 나의 기도로 가득 찼던 시간이 기도의 지경이 자꾸만 넓어져서 커다란 꿈을 위한 기도로 바뀝니다. 

엄마와 희수와 주일 저녁마다 시간 내어 그날의 예배에 대해서 교회생활에 대해서 말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눕니다. 함께 찬양을 부릅니다. 동생과 매일 통화로 그 날 만난 하나님에 대해 나눕니다. 좋은 찬양을 나누며 함께 울고 있습니다. 주님은 저 몰래 눈치 보시면서 저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이젠 당당해 지시라 제가 더 열심히 일할 겁니다. 하나님과 경쟁해 보려고 합니다. 아니예요! 예전의 저!! 라고 당당히 고백할 수 있도록이요.

 내일이 기대되어서 잠자리에 드는 것도 행복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저를 부활시켜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라서 행복합니다.

부활의 예수님 진짜 엄청엄청 많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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