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네가 태어나던 때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선단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서 의사가 회진할 때 1분만 늦었어도 태어나지 못했을 거란 얘기를 듣고 “하나님 아들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했던 때를 기억한단다. 넌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단다. 너를 살리신 하나님의 뜻이 반드시 있을 거라 엄마는 믿는다.
어려서 엄마가 교회가면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따라오고 하던 네가 어른 되어서는 교회도 안가고 하나님을 안 믿고 사니 조금은 맘이 아프단다. 또한 엄마는 믿는 배우자 만나게 해달라고 늘 기도하는데 너는 안 믿는 친구들을 사귀니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서부터 재능이 있고 섬세하고 뭐든 잘해서 엄마는 널 기대하며 공부를 시키려고 했었다. 하지만 넌 공부를 싫어했지. 어쩌면 엄마의 일방적인 열성에 공부가 싫어진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단다. 엄마가 믿음이 약할 때는 네가 내 아들이었단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너를 내려놓기 시작했단다. 하나님께 너를 맡기고 내려놓기로 했단다. 넌 내 아들이기 전에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깨달았단다.
그러면서도 네가 고등학교 때에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것도 보지 않고 새벽기도 간다고 널 반겨주지도 못했다. 참 무심한 엄마였다. 지금도 혼자 서울도 못가니 너에게 가보지도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을 스스로 이겨내고 살아가는 널 생각하면 미안하고 안쓰럽다. 널 위해 기도하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이라 믿고 있다. 엄마의 소원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기도하고 자녀가 하나님 안에서 사는 것이었기 때문이지.
엄마는 하나님께 네가 좋은 직장, 멋진 아내 , 성공하게 해 달라고 기도 하지 않는단다. 하나님의 자녀로 쓰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한단다. 그런데 조금 더디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의 때가 있겠지. 오직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게 해 달라 하고 하나님의 지혜를 부어 달라 기도하고 있단다.
이제 하나님께 돌아오길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엄마는 딸이 없어서 포기하고 살긴 하지만, 전화도 자주하고 엄마에게 필요해 보이는 것 있으면 사서 보내기도 하는 그런 이벤트도 좋아한단다. 나이 먹으니 그런 소소한 행복도 바래지나 보다. 그래도 네가 건강하고 잘 있는 게 효도겠지. 사랑하고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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