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냐 여호와의 팔이 누구에게 나타났느냐
2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3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4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5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6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라
세상은 강한 자를 선망하고, 약한 자는 쉽게 외면합니다. 병들고 실패한 이들에게 연민은 느낄지 몰라도, 그 고통에 함께 하려는 이들은 드뭅니다. 그러나 성경은 세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엔 가장 약하고 무능력한 길이지만, 하나님은 그 길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이사야 53장은 이 놀라운 복음을 예언하며, 고난 받는 종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선명히 드러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5). 이 짧은 한 구절 안에 복음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우리의 죄 때문입니다. 우리의 허물 때문에 예수님은 찔리셨고, 우리의 죄악 때문에 상하셨습니다. 이 말씀 앞에서 우리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이보다 더 큰 위로는 없습니다. 나의 모든 죄를 대신 지신 그분의 사랑이, 지금도 나를 향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고난 받는 종의 모습은 인간의 기대와 전혀 달랐습니다. 그는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풍채도 없었습니다(2). 사람들이 바라던 강력한 구원자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보잘 것 없고 초라하며, 사람들에게 멸시당하고 외면받는 이가 바로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아였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이 말씀의 성취였습니다. 나사렛 출신이라는 이유로 무시받고, 신성모독자라 조롱당하며, 끝내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그는 하나님의 택하신 종이었습니다. 그의 고난은 인간의 오해 속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고 여겼지만, 그 고난은 우리를 위한 징계였고, 그의 채찍은 우리의 나음이 되었습니다(4-5).
이사야는 복음의 역설을 증언합니다. 연약함을 통해 강함이 드러나고, 죽음을 통해 생명이 주어지는 놀라운 구원의 길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를 짊어지게 하시기 위해 예수님을 보내셨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6). 이것은 단순한 형벌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장 풍성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죄인을 멸하지 않기 위해, 죄 없는 아들을 대신 희생시키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복음 앞에서 그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자격도, 어떤 공로도 없습니다. 다만 은혜입니다.
이 복음 앞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먼저, 자신의 허물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찔리신 이유가 바로 나의 죄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죄의 무게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둘째, 날마다 십자가를 묵상해야 합니다. 고난 주간만이 아니라 우리의 매일의 삶 속에서 그 희생을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셋째, 복음을 증거하며 살아야 합니다. 받은 은혜를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고난당한 자들 곁에 서고, 외면당하는 자들과 함께하며, 십자가의 사랑을 세상에 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종으로 사는 삶을 기쁨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종으로 고난을 받으셨다면, 우리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이해받지 못해도 낮아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6). 이 한 절이 우리에게 주는 복음의 진리는 너무도 깊고 놀랍습니다. 나를 대신하여 고난을 받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하며, 오늘도 다시 그 은혜 앞에 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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